“유독 일이 잘되는 곳이 있습니다. 막혔던 문제가 술술 풀리고, 아이디어가 샘솟는. 유독 일이 잘되는 시간도 있죠. 모두가 잠든 고요한 새벽이나 늦은 아침 말입니다. 하지만 우린 모두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일합니다. 그래서 매일 같은 시간에 전철을 타고 같은 시간에 밥을 먹고 같은 시간에 퇴... 앗! 이건 아니네요. 여하튼 퇴근을 합니다. 그래서 직장인들의 전철은 언제나 사람들로 가득하고 밥집도 별반 다르지 않죠. 직장인의 월화수목금요일엔 취향 혹은 라이프 스타일이 들어올 틈이 없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렇게 밖에 일할 수 없는 걸까요. - 당신의 리모트워크 감각을 깨워라”
리모트워크(Remote Work)는 한마디로 원격근무를 말합니다. 과거에는 사무실이라는 정해진 공간에서만 일해야 했다면 최근에는 자신의 업무 스타일에 맞게 다양한 장소와 공간에서 자유롭게 일하는 리모트워크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아직은 멀게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리모트워크가 주목받는 이유는 리모트워크가 미래의 대표적인 업무 방식이 될 것이라 동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전제가 유효한 이유는 리모트워크가 직원의 일과 삶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기업 입장에선 그만큼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리모트워크'라는 일하는 방식에 대한 거대한 변화에 대해 연재하고자 합니다.
첫 포스트에서는 현황 소개와 국내 도입기업 인터뷰, 리모트워크에 대한 10가지 오해와 진실을 다룹니다. 이어지는 포스트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사례들과 국내 리모트 근로자들의 의견을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미래의 일하는 방식 ‘리모트워크’
밀레니얼 세대의 일하는 방식, 삶의 방식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기업은 전 세계에서 인재를 찾고 있고, 인재들은 자기다운 삶을 살기 위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곳에 있기를 원합니다.
리모트워크가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까닭도 유능한 테크 인재를 확보하기 위함입니다. 반대로 대기업과 인재 전쟁을 치러야 하는 작은 스타트업들은 업무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리모트워크와 유연근무제를 경쟁력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재들이 수도권에 집중 되어 있고, 대면 소통을 기반으로 한 끈끈한 관계를 통한 조직 문화가 유지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관성은 이제 글로벌 경쟁력의 한계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도 리모트워크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생기고 있습니다. 점진적 전환을 위한 단계를 밟아가는 기업들도 있고, 국내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시행착오를 통해 축적한 리모트워크 노하우를 담은 책이 출간되기도 했습니다. (도서 : 리모트워크로 스타트업)
갤럽(Gallup)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리모트 워크를 하는 직장인의 비율은 2016년에만 43%에 달한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델(Dell)의 조사에 따르면, 매주 하루 이상 리모트 워크를 하는 직장인은 무려 58%에 달한다고 하니, 리모트 워크는 단순히 유행이 아닌 시대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근무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밀레니얼의 협업방식, 리모트 워크
크래커라이브에서 리모트워크를 도입한 국내 기업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들 기업이 공통적으로 중시하는 키워드는 #자기주도성, #유연성, #커뮤니케이션, #교류 4가지였습니다.
자기 통제를 위해 스스로 '9시 출근, 6시 퇴근'에 맞추어 일하는 사람, 업무의 성격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경우에는 출근을, 집중이 필요한 경우에는 재택근무를 택하는 사람 등 다양한 형태의 근로가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일의 능률을 더욱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발전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리모트워크의 미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내다보았습니다.
리모트 근무에 대한 10가지 오해
직원들은 도로에서 30분을 낭비하느니 30분 더 자는 것을, 근처 식당을 순회하며 후루룩 때우는 점심 보다는 부엌에서 대충 차려 먹는 집밥을 선호합니다. 온갖 가십이 오가는 사회생활이 아니라, 인상적인 동료와의 협업을 원합니다. 결론적으로 리모트 근무가 잘 작동될 수 밖에 없는 동기는 충분합니다. 하지만 리모트 근무에 대한 우려와 오해는 여전합니다. 리모트근무에 대한 오해와 진실 10가지를 소개합니다.
오해 1. 리모트 근무는 생산성 감소를 야기할 것이다.
리모트 근무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상사의 감시가 없어 산만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HBR은 리모트 근무와 원격 근무를 허용한 기업을 대상으로 근로 생산성 변화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결과에 의하면 오히려 13.5% 가량 노동 생산성이 증가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집중력이었습니다. 사무실 밖에서 일하는 리모트 근무자들은 커피를 마시거나, 동료의 생일 파티를 하는 것, 업무 외 불필요한 활동들로 인한 인터럽트들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필요하게 낭비하는 시간과 재집중에 소모되는 시간들이 없어졌고 이는 생산성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오해 2 : 리모트 근무자들과 연락이 어려울 것이다.
리모트 근무를 허용하면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에 지장이 있을 것이란 우려입니다. 하지만 리모트근무자들도 비슷한 시간대, 법정 근로시간을 함께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Slack이나 Trello와 같은 프로젝트 공유 솔루션이 널리 활용되고 있는 것은 두말 할 것 없고요.
TINYpulse에서 실시한 리모트 근무자들의 만족도와 생산성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리모트 작업자의 52%가 적어도 하루에 한 번 매니저와 연락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해3 : 보안에 취약할 것이다.
리모트 근무가 보안 문제를 야기하지는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안되지 않은 서버에서 컴퓨터로 회사 정보와 데이터를 전송하게 되면 정보가 유출될 것을 우려합니다. 하지만 IT 기술은 이러한 문제는 거뜬히 해결할 수 있는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언제 어디에서든 보안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으며 클라우드 기반의 솔루션을 사용함으로서 보안 관련 사항을 해당 솔루션에 아웃소싱할 수 있으며, 물리적 접근 없이도 모니터링 할 수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정보를 훔치려는 사람은 그들이 어디에서, 어떤 형태로 일하든 그렇게 할 것입니다. 리모트 근무를 둘러싼 많은 우려들처럼 보안 이슈 또한 사람의 문제이지 장소의 문제로 보아서는 안 됩니다.
오해 4 :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워질 것이다.
구성원이 리모트로 근무한다고 해서 커뮤니케이션의 질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면 대화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람 간 미묘한 뉘앙스로 인한 비효율을 제거하고 곧바로 의미 있는 작업에 뛰어들어 집중할 수 있게 합니다. 다만 이렇게 되려면 매니저는 분명한 목표를 설정해 주어야 하고, 원격으로 일하면서 사용할 커뮤니케티션 툴을 적절히 선택해야 합니다.
리모트 근무를 허용하는 회사들은 직원 간 관계 형성을 위한 디지털 도구들을 제공하는 추세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영상통화를 통한 “breakroom talk” 등이 그 예입니다. 이러한 밋업들은 리모트 팀들이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고 결속력을 느끼게 돕는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오해 5 : 회의가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의 여러 방식과 마찬가지로, 스카이프, 줌, 또는 다른 기술을 활용한 회의는 실제로 더욱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매일 같은 공간에서 프로젝를 완수하려 할 때 팀의 집중력과 능력이 무한에 가까워 질 것이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 수행에 있어 각자 특정한 시간을 할애하는 리모트 팀원들은 서로 다른 시간대에 일하는 사람들의 업무 부하에 대해 더욱 민감하게 생각합니다. 즉 사람들은 서로 같은 공간에 있을 때 개인의 능력에 대해 더 관대하게 생각하고, 리모트 근무 시 시간에 대해 더 민감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회의가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오해 6 : 리모트 근무자들은 외롭다.
리모트로 일한다는 것이 하루 종일 Silo에 앉아 있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혹자는 혼자 자신의 집에서 일하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것이 유일한 옵션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office-less” 노동자들은 카페나 도서관 등 각자의 능률을 극대화 할 수 있는 협업 공간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Workfrom과 같은 사이트는 리모트 근무에 가장 적합한 공공 장소를 선별하기 위해 원격 근무자의 의견을 집계하고 있습니다. (Workfrom은 리모트 근무자들과 한가한 레스토랑과 같은 공간을 연결시켜주는 스타트업이다.)
오해 7 : 리모트는 비용이 더 든다.
어떤 사람들은 IT문제가 원격 근로로의 전환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 가정합니다. 오해 3에서 언급한 보안에 대한 보완이나 초기 장비를 세팅하는 비용은 있을 수 있으나 전체적인 관점에서 리모트 근로는 훨씬 비용이 적게 듭니다. 큰 사무실은 더 이상 필요 없습니다. 하늘 높은 임대료, 가구, 유지보수와 사무실 내 커피, 음식, 복사기 등의 상당한 비용이 절감됩니다. 그 뿐인가요? 출퇴근하는 직원들이 적어 탄소비용(Carbon Footprint, 탄소발자국)도 줄어듭니다.
오해 8 : 기업문화가 악화된다
팀원들이 각자 떨어져서 일할 때 동료간 우애가 예전과는 다를 것이라는 주장은 유효합니다. 그러나 훌륭한 기업 문화를 만드는 것은 회사 뒷담화(water cooler gossip - 그것이 회사문화를 악화시키는 것이다)가 아닙니다.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약간 비틀면 이 이슈는 완전히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오해 9 : 리모트 근무자는 주7일 24시간동안 일한다
매일 물리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사무실을 오가지 않는다는 것이 결코 시계를 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리모트 근무자들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에 상응하는 유사한 스케쥴을 유지하고 동일한 수준의 일과 삶의 균형을 제공받아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집에서 일하거나 사무실 밖에서 일한다는 것이 일을 대충 끝내고 술집에 간다거나(Happy hour drink) 퇴근 후 바로 공항으로 달려가는 사람(last minute airport ride)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일, 끝내야 하는 과업은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리모트 근무 도입 사례들에 의하면, 동기부여가 충분한 사람들은 리모트 근로시 더욱 과도하게 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오해 10 : 넷플릭스는 하루 종일 스트리밍될 것이다.
리모트 근무자들도 사무실 근무자들과 마찬가지로 음악이나 라디오 같은 백색소음을 틀어놓는 것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는 시간을 더욱 의미 있게 사용하기 위한 방안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부족한 커뮤니케이션을 메우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리모트 근무자들은 매일 바지도 입지 않고 게으르게 일할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입니다. 그리고 사무실 근무자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이 좋아하는 TV 쇼를 보면서는 집중력과 생산성을 유지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 해당 섹션의 내용은 The 10 Biggest Misconceptions About Remote Work(Trello)를 참고하였습니다.
이어지는 포스트에서는 리모트 워크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사례들과 국내 리모트 근로자들의 의견을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다음 포스트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