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도 교육 Key word
올 해도 어김없이 내년도 교육계획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교육계획을 포함해 차년도 업무계획을 수립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은 크게 두 가지로 이야기해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당해년도에 대한 성찰이고 다른 하나는 해당 직무 자체가 가지는 흐름 내지 방향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 2019년도 교육 운영내용들을 돌아보면서 2020년도 교육계획 수립을 위한 Key word를 도출해봤습니다. 저는 HRD를 메인으로 하지 않고 HRM을 하기 위해 필요한 수준에서 해왔기에 그 전문성이 조금은 낮을 수도 있음을 전제로 제가 생각하는 2020년도 HRD Key word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크게 Micro, 직무, Insight의 세 가지 단어 입니다.
Micro/시간관리
이 단어는 이미 여러 컨퍼런스나 교육기관 등을 통해 우리가 자주 접하는 단어일 듯 합니다. 특히 2019년도 주52h의 적용은 기업에서 교육담당자가 활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서 별도의 교육시간이 계속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개인적으로 올해 기업에서 1 day 교육을 진행하면서 구성원으로부터 받았던 주요 피드백 중 하나 이기도 합니다. 교육은 좋은데 하루를 다 투자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의견입니다. 그만큼 업무에 대한 부담이 높아지니 말이죠. 그나마 대기업은 좀 상황에 여유가 있을 수 있으나 작은 규모의 기업에서 업무 시간을 빼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닌데 주52h제도가 이러한 어려움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음을 말합니다. 1회 기준 4h이하의(보통은 1~2h 수준의)교육과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직무/ 전문성
직무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여기에서 직무전문성은 '내것만 한다'는 식의 전문성이 아닌 타 분야의 전문성을 수용하고 접목시키기 위해 필요한 전문성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직무전문성은 크게 해당 분야에서의 직무전문성을 강화시키는 측면과 다 분야에 대한 개방성을 높이는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전자를 위해 해당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직무지식과 스킬, 경험을 늘릴 수 있는 방향으로의 교육계획이 필요하고, 후자를 위해 자칫 닫힐 수 있는 전문성의 경계를 허물고 일종의 새로운 생각의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직무와 개인에 대한 보다 세분화된 분류를 필요로 합니다. 직급이나 경력년수 기준이 아니라 실제 해당 직무에서의 필요한 지식 / 스킬 / 경험을 도출하는 것과 이를 기준으로 개개인의 직무 전문성을 검토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자는 기존의 정해진 교육들로도 일정 수준 확보가 가능하지만 후자의 경우 기성 교육들로 확보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그래서 추가하는 Key word가 Insight입니다.
Insight / 인문학 강의
인문학 강의는 일종의 사고하는 힘을 기르는 것으로 연결됩니다. 생각과 생각을 연결하고 기존의 생각을 돌아보고 그 생각들이 사람으로 귀결될 수 있게 합니다. 인문학 도서를 나눠주고 읽게 하면 그 성공율이 매우 낮겠지만 인문학을 1~2시간 정도 전달하고 같이 생각하는 과정을 만들 수 있다면 부담을 줄이고 생각을 이야기할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인문학 강의는 사람에 대한 이해를 돕는 역할도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몇 년 전에 간단한 HR소식지를 만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이를 변형해서 HRD Letter를 내부 공유용으로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입니다.

HRM담당자 입장에서 HRD를 이야기하면서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편의상 HRM과 HRD를 구분하고 있고 실제 HRM과 HRD를 하는 분들을 보면 느껴지는 에너지가 남다르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중요한 건 일전에 이 둘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드렸듯이 서로 다른 개념으로 분리해서 바라보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HRM과 HRD의 관계
- 성장을 위한 HR을 위한 HRM과 HRD의 역할에 대한 생각
몇 년 전 어느 HRD 담당자 분과 이야기 과정에서 제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HRM의 하나인 평가를 하고 나면 그다음은 HRD 영역으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물론 이 생각은 2019년 현재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HRM과 HRD가 외형적으로는 일정한 경계를 가지고 있는 듯 보이지만 이 둘이 서로 연결되지 않으면 교육에서 우리가 항상 고민하는 ROI에 대한 접근은 더욱 멀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아래의 그림은 HRM과 HRD, HRD와 HRM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가? 에 대해 생각하면서 그려본 도식입니다.

우선 이 둘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활용할 기준은 지식 > 활용 > 성과(산출물)의 flow입니다. 물론 위의 그림에 표시는 하지 않았으나 흐름은 기본적으로 직무(일)를 그 대상으로 함을 전제로 합니다. 일을 수행하는 과정을 거쳐 성과를 만들어냄을 의미합니다. 여기에서 '배운다'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엄밀히 말해 우리가 일을 배우는 과정은 일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배운다고 표현하는 게 적합하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직무에 대한 지식'을 '직무수행과정에서 활용'하는 상호작용과정을 통해 '성과'가 만들어짐을 의미합니다. HRM과 HRD는 이 흐름의 전반에 관여를 합니다.
지식은 기본적으로 teaching이 가능합니다. teaching으로 일정 부분 확보가 가능한 영역임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여기에서 지식은 경험을 통한 경험 지식이 아닌 주입식으로 배울 수 있는 1차적 지식을 의미합니다. 사실 여기까지는 우리가 명확히 '교육'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려워하는 영역은 practical use입니다. 이게 일을 하는 건지 배우는 건지 구분하기 어려움을 의미합니다. 더욱이 practical use가 실행되는 과정에 HRD는 직접적인 개입이 사실상 어렵습니다. 앞서의 지식 영역과는 달리 각 직무의 구체적인 영역으로 세분화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일을 하는 건지 교육을 하는 건지 구분이 명확치 않은 까닭입니다.
얼핏 보면 Practical use는 HRM의 성과관리 영역에 포함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림을 구분한 이유는 HRM은 기본적으로 '관리'의 포인트를 가지고 있지만 HRD는 '성장'의 관점에 좀 더 치우쳐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HRD가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분야에서 직무전문가로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그 지식의 활용의 측면에 관심을 두고 있다면 HRM은 이러한 지식과 활용이 사람과 연결되어 나타나는 다양한 현상들에 대한 조율 작업을 수행합니다. 여기에서 조율의 목적은 '성과'를 만드는 것에 있습니다. 샘 케이너의 '민주적 의사결정방법론'에서 우리가 봤던 의견의 수렴 과정을 의미합니다. 샘 케이너의 문제해결방법론에서 제시한 『이상적 의사결정과정』의 수행을 의미합니다.

결론적으로 '관리'가 아닌 '성장'을 키워드로 HR을 이야기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우리는 HRM과 HRD를 별개의 것이 아닌 상호 보완적인 요소로 이해하고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HRM 혹은 HRD 중 어느 하나가 더 중요하다가 아니라 이 둘이 일종의 교환체계가 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다만 이해를 돕기 위해 둘의 영역을 구분하자면
- HRD가 구성원의 직무전문가로서 성장을 위한 지식과 활용의 영역에 초점을 맞춰 관련 비정형 데이터 등을 관리하고 교육과정 및 개인 커리어 개발에 적용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면,
- HRM은 이러한 전문가로서 성장이 조직의 목적 달성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다양성을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리고 이 둘을 연결짓는 가장 중요한 항목이 직무정보가 될 겁니다.
신입사원 입문교육과정이나 연간교육계획 작성 및 운영 등을 수행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제 커리어의 메인은 HRM에 비중이 높습니다. 다만 일전에 같이 일했던 과장님은 저에게 HRD가 더 잘 맞을 거 같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셨죠. 물론 개인 견해이고 마이크 잡는 게 어색한 저에겐 HRD보다는 뒤에서 조율하고 지원할 수 있는 HRM이 좀 더 편하기도 합니다. 결론은 HRM과 HRD가 서로 별개의 영역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