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일상을 1밀리+,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밀리의 서재는 생각보다 더 소통에 진심입니다. 옆자리 리더와 편하게 피드백을 주고받는 분위기를 만드는 건 물론이고, 다른 팀 동료와도 거리낌없이 협력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 언제든지, 얼마든지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위원회를 구성하고요. 사람의 이야기로 만들어지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답게 구성원의 목소리로 풍성한 밀리의 서재. 소통의 윤활제를 만드는 밀리의 서재 HR담당자 황인준 매니저를 만났습니다.
🔺서울 합정역 인근 밀리의 서재 사무실에서 만난 황인준 매니저 ⓒ마이다스HR
자기소개와 밀리의 서재 소개 먼저 부탁드려요.
2021년 3월에 입사해 HR팀에서 일하는 황인준, 영어 이름은 Oliver입니다. 밀리의 서재는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오리지널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어요. 이전에는 제조업 베이스 기업에서 일했어요. 제조업 기업이 안정적이긴 하지만,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어 IT 업계로 이직하게 됐습니다. 이곳에선 채용, 보상, 조직문화 등 HR 전반을 담당해요. 저희 대표님이 입사 때부터 계속 말씀하시는 게 있어요. ‘HR 조직은 회사에서 절대 갑이 되면 안 된다. 모든 직원이 찾아오기 쉽게 일을 해야 한다’라고요. 사실 재무팀이나 인사팀에서 연락 오면 다들 긴장하잖아요. 저희는 그런 분위기를 깨려고 많이 노력해요.
밀리의 서재에는 밀리다움이라는 일문화가 있더라고요. 밀리다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대표님이 가장 강조하고, 저도 공감하는 부분인데요. ‘좋게 좋게 없이 멋진 일을 추구합니다’예요. 일을 하다보면 ‘어쨌든 결과가 나오면 되지’ 하고 생각하게 되는데 저희는 의도적으로 충돌을 유도하곤 해요. 일을 진행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생기거나 불합리하다고 여겨지면 가감없이 말하죠.
개인적으론 동료들이 신뢰할 수 있을만큼 높은 퍼포먼스를 유지하는 문화가 가장 좋아요. 저희 구성원들은 스스로 노력해서 좋은 결과물을 내고 동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쳐요. 덕분에 저도 많은 자극을 받아요.
🔺사진 제공 ⓒ밀리의 서재
HR팀은 구성원의 높은 퍼포먼스를 위해 어느 정도 개입해요?
큰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요. 예를 들면, 저희는 직급을 붙인 호칭 대신 영어 이름을 사용하는데요. 제가 입사할 때만 해도 이게 잘 정착돼 있진 않았어요. 같은 매니저들끼린 편하게 영어 이름을 부르는데, 직급을 가진 분들한테는 그게 안 되더라고요. ‘올리버 팀장님’이라고 부르면서요. 제가 수평적인 구조를 위해 호칭에서 직급도 빼자고 제안했어요. 영어 이름을 쓰면 조건을 안 따지게 돼요. 동료의 나이나 직급을 초월해 일할 수 있게 되죠. 이런 식으로 저희는 구성원이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역할을 해요.
이제 영어 이름 사용은 많은 기업에서 보편화 됐는데요. 밀리의 서재만의 제도는 어떤 게 있나요?
저희 대표님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스토리에 집착하세요. 개인의 회사생활에서 기억에 남는 건 회사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가 하는 스토리라고요. 그런 맥락에서 매년 1회 ‘밀리투어’를 진행하고 있어요.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팀을 조직해서 3일 간 원하는 테마로 함께 시간을 갖는 거예요. 이때 회사가 각 개인에게 교통비, 식비, 숙박비 등 비용을 지원해요. 지난달에도 3일 간 다녀왔어요.
그리고 매주 마지막주 수요일엔 ‘밀리 투게더’라는 밍글(mingle) 활동을 진행해요. 이때는 랜덤으로 조를 짜서 활동을 하게 하고, 테마에 따라 지원금을 지급합니다. 랜덤으로 조를 구성함으로써 새로운 구성원과 어울릴 수 있게 하고, 정기적으로 모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거예요. 배달의 민족이 말하는 일 잘하는 회사의 몇 가지 철학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잡담이 경쟁력’이에요. 저희도 그 말에 공감해요. 저흰 콘텐츠 회사이니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이 주예요. 그러니까 구성원이 서로 친해지고 어울릴수록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밖에 없어요.
구성원들의 반응은 어때요?
밀리투어 반응이 가장 좋아요. 3일 간 좋은 걸 누렸을 뿐인데도 업무 효율이 올랐기 때문일 거예요. 조직 규모가 커지면서 부서 간에 이해도가 떨어지고 있었거든요. 타 부서에 업무 요청을 하려고 담당자를 찾는 데 시간도 많이 소모됐고요. 그런데 밀리투어와 같은 밍글 활동을 통해서 서로의 업무 영역을 알게 되고, 친분이 생기니까 업무 요청도 수월해졌다는 피드백을 받아요. 서로 편하게 자문을 주고 받기도 하고요. 이런 활동이 구성원들의 업무에 윤활제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사진 제공 ⓒ밀리의 서재
‘밍글’ 문화가 자리잡기까지 시행착오가 있었을 거 같아요. 에피소드 하나 들려주시겠어요?
제가 입사하기 전에 있던 일이긴 한데요. 예전에는 구성원이 많지 않았으니까 전사 차원에서 하와이나 오키나와 같은 곳으로 다같이 여행을 갔대요. 초기 멤버들끼리 있을 땐 서로 끈끈하니까 재미있었다고 하는데, 조직이 조금씩 커지면서 오히려 마음 맞지 않는 사람과 3일을 보내야 하는 고충을 털어놓는 사람도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얼마나 고통스러워요. 다행히 코로나 덕분에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조를 짜서 가도록 제도가 바뀌었죠.
좋은 복지나 제도도 시간이 지나면 자기 전 양치질처럼 당연하고 귀찮은 일로 여겨지기 마련이에요. 이런 걸 막기 위한 방안은 어떤 게 있을까요?
그래서 저희는 도우미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요. 밀리투어, 밀리 투게더, 그리고 퇴사자들을 축하하는 파티 같은 행사를 진행할 때 구성원들에게 도우미를 자원 받아요. 자발적인 도우미들은 밀리 투게더 컨셉을 정하고, 행사 기획을 함께 하기도 해요. 이렇게 구성원들을 단순히 참가자로 두지 않고, 진행자로 참여시키면서 계속 변주를 주고 있어요.
주 4일 근무를 월 2회 시행하고 있다고요. 이 제도는 어떤 배경에서 도입했어요?
조직 규모가 커지고 업무 범위가 넓어지면서 저희만의 문화에 맞는 워라밸을 생각하게 됐어요. 저희는 연말에 구성원들에게 회사에 대한 만족도 평가를 진행하는데요. 그때 쉴 때 쉬고 집중할 때 더 몰입하고 싶다는 의견들이 나왔어요. 구성원들이 각자 자신의 사이클에 맞게 에너지를 분배해 일할 수 있도록 둘째, 넷째 주 수요일을 휴무일로 지정했어요.
이게 ‘밀리다움위원회’에서 나온 안건이라고 들었는데, 밀리다움위원회는 무엇인가요?
저희 노사 협의체예요. 규모가 크진 않지만 사측과 노측 구성원이 모두 포함돼 있죠. 사측 구성원으로는 대표님, 경영지원실장님, 그리고 제가 있고, 노측 구성원은 직원들 추천으로 뽑힌 분들이 있어요. 노측 구성원들은 다양한 직무로 구성돼 있어요. 만약 개발자 구성원이 임기를 다하거나 퇴사를 한다면 회사 내 개발자들 중에서 추천을 받아 위원회 구성원으로 선출해요. 위원회는 최소 반기에 1회는 무조건 모이고요. 이슈에 따라 모임 횟수를 정해요. 지난해에는 코로나 이슈로 재택 근무 안건에 대해 논의하느라 자주 모였어요. 주 4일 근무제 도입도 이 위원회 회의에서 나온 아젠다인데요. 사실 사측 입장에서 대표님이 먼저 제안하셨어요. 저도 노측도 다 놀랐던 기억이 나요. 이 위원회가 밀리의 서재의 상징처럼 보여요. 구성원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로 느껴지고요. 맞아요. 좋은 소통 창구죠. 덕분에 직원들이 회사에 편하게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사진 제공 ⓒ밀리의 서재
밀리의 서재도 이제 120명 구조로 작은 규모가 아니에요. 그러다 보니까 회사의 좋은 문화도 ‘팀바팀’으로 달리 적용될 수밖에 없을 텐데요. 여러 팀이 ‘원팀(One Team)’이 되도록 HR팀 차원에선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저는 조직 간에 어느 정도 차이는 오히려 존중해요. 예를 들어 경영지원팀과 개발팀이 일하는 방식은 매우 다르거든요. 경영지원 조직은 다른 사람과 업무 내용을 공유할 수 없어요. 그런데 개발자들은 자기의 코딩을 동료와 공유하고 리뷰하면서 개선할 수 있죠. 팀만의 문화가 살아 있을 때 오히려 회사가 더 다채로워지는 것 같아요. 저는 개발자 출신이 아니라서 개발팀의 문화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개발자들과 티타임을 가지며 이야기를 나누면 그 조직만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돼요. ‘코드 리뷰할 때 좀 더 편하게 간이 의자 주문해 주세요’라든지, ‘협업 툴 이걸로 바꿔보면 어떨까요’라든지 저 혼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세세한 대안을 주기도 하죠. 각 조직의 문화가 살아 있기에 가능한 일이에요.
각 팀의 문화를 잘 살려주려면 구성원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눠야겠어요.
제 루틴 중 하나가 출근하자마자 커피 뽑아서 사무실 한 바퀴 돌기예요. 그러면서 이 사람 저 사람과 스몰 토크를 해요. 처음엔 어색해서 미쳐버리는 줄 알았어요. 근데 몇달 지나니까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 친해지는 사람들이 생기더라고요.
이전에 개인적으로 다가가기 어려운 부서가 있었어요?
개발 조직은 대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전혀 안 그렇더라고요. 다들 저희처럼 본인의 커리어 성장 욕심이 있고, 요즘 어떤 점이 어렵냐고 물어보면 고맙다는 답변이 돌아와요. 개발팀과 얘기하는 게 이제 어렵지 않아요.
개발자 분들과 소통하면서 새로 발견한 사실이 있다면요?
검은 티셔츠를 좋아한다! 진짜 이분들은 디폴트가 검은 티셔츠예요. 6~7명 한 팀원들이 모두 청바지에 검은 티셔츠를 입고 온 적도 있어요. 겨울 되면 체크셔츠를 입고요 (웃음).
🔺사진 제공 ⓒ밀리의 서재
밀리의 서재답게 인사 담당자들을 위한 책 추천 부탁드려요.
양희은 선생님의 ≪그러라 그래≫. 이게 오디오북도 있어요. 양희은 선생님이 연예계 활동을 오래 하셔서 그런지 성우 진이 모두 유명 연예인들이에요. 귀가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어요. 두 번째는 인사하는 분들이 많이 읽는 책 중 하나인 ≪파워풀≫이라는 책인데요. 넷플릭스 최고 경영자가 쓴 책이에요. 이 책에서 ‘최고의 복지는 최고의 동료다’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와 같은 세대 사람들에겐 더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나만큼 일을 잘하거나 나보다 더 일 잘하는 사람들과 있으면 내가 성장하는 게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저도 채용에 더 신경쓰게 되는 거 같아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HR 담당자로서 인준 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더 큰 오피스로 이사 가면 회의실을 진짜 많이 만들고 싶어요. 회의실을 여러 컨셉으로 많이 만들어서 직원들이 더 편하게 일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가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중간 중간 자리도 비어있고 라운지도 비교적 한산했는데 요즘은 밀도가 너무 높아요.
그리고 저희만의 폼과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하고 싶어요. 자체적인 폼을 만들어 이력서 없이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들 있잖아요. 그건 자본과 인력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에요. 페이지 하나 만드는 데에도 개발자와 기획자가 따로 붙어야 하거든요. 저도 그렇게 공격적인 채용을 진행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