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원활한 협업과 성과창출을 이끌어내는 요소로 '소통'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조직은 어떤 경로를 통해 구성원과 소통하고 있나요?
간단하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적지 않은 기업들이 매년 사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성원 설문 조사의 효과성에 대한 의문도 적지 않은 실상입니다. '설문 목적 모호', '개선 활동 미흡', '뒤늦은 피드백', '지나치게 많은 문항에 따른 피로' 등으로 설문조사에 대한 구성원들의 관심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CIPD가 HR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는 구성원 설문 조사가 점차 사라질 것이라 응답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설문조사를 통해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구글은 관리자에 대한 상향식 평가 설문조사를 정기 실시함으로서 관리 역량을 상향평준화하고 있으며, 애플스토어와 JetBlue(미국 저가항공사)는 NPS방식의 짧은 설문을 통해 구성원의 몰입도를 측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술과 플랫폼의 발전은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다양한 방식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사내 설문조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과 조직문화와 리더쉽 진단에 활용할 수 있는 설문조사 문항을 공유해 드리고자 합니다.
1. 기존 구성원 설문조사의 문제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피드백 부족
경영진이나 조직장이 아닌, 대부분의 구성원들에게는 설문 결과에 대한 공유, 조사 결과에 대한 피드백이 주어지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악순환을 불러 일으킵니다.
설문에 응답하였으나 공유나 피드백이 부족하다. → 설문조사에 냉소적인 태도를 갖는다. → 응답의 질은 점차 저하되며, 설문 결과의 부정확성에 따라 자료의 신뢰도는 낮아진다. →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활동을 수행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 구성원 설문 조사의 전제 조건은 구성원들의 가감 없는 응답입니다. 응답이 부정확하다면 조사의 의미가 퇴색되며, 불필요한 자료의 양산에 그치게 됩니다.
- '가감 없는 응답'이 중요하기 때문에 익명성 보장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너무 많거나, 추상적인 문항들
구성원 설문조사는 대게 넓은 영역을 다루다 보니 많은 문항으로 구성된 경우가 많습니다. 문항 수를 줄이려다 보면 적은 수의 문항에 결코 작지 않은 내용을 담아야 하다 보니 추상적인 질문이 되기 쉽습니다. 이러한 경우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워집니다.
- 많은 문항은 설문에 대한 피로를 높이고 참여를 저하시킵니다.
- 내용이 추상적일 경우 이해하기 어렵고 설문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할 수 있으며, 설문 결과를 분석하는 데에도 제한적입니다.
점수 경쟁으로 변질되는 설문조사
설문 결과에는 절대적인 기준이 없습니다. 따라서 데이터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외부 기업 또는 내부 조직 간 비교 분석을 하게 됩니다. 비교를 통해 위치를 가늠하고 취약한 영역을 찾아 개선 활동을 수행한다면 바람직하겠지만, 조직별 점수를 단순 비교하여 순위 경쟁을 벌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일부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긍정적인 응답을 암묵적으로 강요하기도 하고, 이로 인해 솔직한 응답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 구성원 설문조사의 변화
조직의 개략적인 모습을 확인하는 도구로서 구성원 설문조사의 효용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기존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들을 소개합니다.
펄스서베이
빠르게 만들어 보고 피드백을 받아 개선하는 스타트업 방식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구성원 설문 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펄스서베이(Pulse Survey)'란 한 문항 또는 열 개 이내의 적은 문항으로, 특정 주제에 촛점을 맞춰 진행하는 설문의 형태를 가르킵니다. 문항 수가 적은 만큼 구성원들이 응답하는 부담이 적으며, 그 만큼 참여도가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빠르게 분석하여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설문 참여의 동기를 높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펄스서베이를 다양한 의사결정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등 데이터기반 의사결정이 부각되는 최근의 추세를 반영하는 모습입니다.
[사례] Adobe
어도비는 분기 단위로 구성원의 몰입도를 조사합니다. 최근에는 연례 인사평가 방식을 폐지하고 수시로 업무 성과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체크인'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설문조사 방식도 연례적으로 시행하는 대신, 시행 빈도를 높였습니다. 조직원 몰입(engagement)이 인력관리의 핵심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성원의 몰입 수준에 대한 민감도를 높이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함입니다.
[사례] 애플스토어, JetBlue(미 저가항공사), Rack space(미 클라우드 서비스)
고객 만족도 조사 방식인 NPS 방식을 활용하여 구성원의 몰입도를 측정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를 당신의 친구에게 추천하시겠습니까?' 라는 질문을 통해 회사에 대한 몰입 수준을 체크하는 것입니다.
* NPS : 고객 만족도 측정을 위해 활용하는 지표로 '이 회사의 제품을 친구나 가족에게 추천하시겠습니까?' 라는 하나의 문항으로 구성된 심플한 도구입니다. 0(추천 의향 없음)에서 부터 10(아주 추천함)까지의 보기 중 응답하도록 되어 있으며, 추천 비율에서 비추천 비율을 차감하여 계산합니다.
질적 분석 강화
기존에는 주관식 문항은 객관식 응답을 보조하는 용도로만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SHRM이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에 의하면 응답자의 69%는 '설문 조사의 초점은 제한적인 의미만을 전달하는 객관식 문항이 아니라 풍부한 해석이 가능하고 설계자들이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질적 분석(주관식)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주관식 응답 등 질적 자료의 경우 문장으로 구성되어 수치화하여 분석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빅데이터 등 분석 기법의 발달로 주관식 응답 결과를 정량화하거나 신속하게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런 기법은 구성원들의 인식, 몰입이나 만족과 같은 태도 변화 추이를 파악하는 일에 활용됩니다.
[사례] 인텔
질적 분석 기술의 발달은 구성원들의 감정까지도 분석합니다. 미국 반도체 회사 인텔은 10만명에 달하는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합니다. 인텔은 구성원들의 인식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감정 분석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구성원들이 작성한 설문 조사 주관식 응답과 사내 게시물의 내용에 담겨 있는 내용을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이 최근 도입한 변화에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이직률을 낮추기 위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가늠합니다.
[사례] IBM
엔터프라이즈 소셜 펄스 프로젝트 : 사내 SNS에 익명으로 올라오는 글들의 감정을 분석한 후, 직원들이 자주 언급하는 화제와 태도를 파악합니다.
소셜미디어와 모바일 기기의 활용
구성원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협업과 생산성을 증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내 소셜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2013년 왓슨(글로벌 컨설팅 그룹)의 조사에 의하면 조사대상 기업의 56%가 사내 커뮤니케이션 목적의 소셜미디어를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플랫폼으로는 야머(Yammer : 그룹내 구성원끼리 사용할 수 있는 SNS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했습니다. 포춘 500 기업의 85%가 이용중인 서비스 입니다.), 채터(chatter), 자이브(Jive)등이 있습니다. 소셜네크워크의 장점은 실시간으로 구성원의 의견이 교환되기 때문에 태도나 감정의 변화를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 입니다.
[사례] 텔스트라(오스트레일리아 최대 통신 기업)
소셜 네트워크를 적극 운영하는 기업입니다. 한 가지 사례로 사내에서 제거되어야 할 프로세스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사내 소셜 네트워크에 게시했을때 한 시간 만여 700개 이상의 답변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추가된 수 많은 답변들을 통해 경영진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텔스트라는 특정 제도 시행 이후 보완 및 개선을 위한 후속 논의에도 사내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구성원들은 조직 운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사내 소셜 네트워크 외 외부 소셜 미디어를 모니터링 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설문조사나 SNS 이용이 무기명으로 진행된다 해도, '누군지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고', '추적할 수 있을 것 같은' 의구심을 가지기 쉽습니다. 글라스도어나 블라인드 등 익명성을 바탕으로 하는 외부 소셜 미디어의 게시물을 수시로 확인하면서 내부 조사에서 포착하지 못한 문제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3. 정기 설문조사 활용 사례
구글 : 관리자 피드백을 위한 상향식 평가 설문조사
구글의 연구에 의하면, 관리자는 구성원의 성과와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습니다. 관리자에게 발달적 피드백을 제공하고 회사 전체의 발전을 도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구글은 정기적으로 상향식 평가 설문조사를 진행합니다. 해당 관리자에게 직접 보고를 하는 모든 직원들이 익명으로 평가를 진행하고, 관리자는 평가 결과를 팀에 공유해야 합니다. 그 외 조직 차원의 포상이나 징계는 없습니다.
문항은 다음과 같은 형태로 답변하게 되어 있으며, 총 13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앞서 언급판 NPS와도 비슷한 구조입니다.) 평가 대상인 관리자는 본인의 점수 뿐만 아니라 최고/최저 득점자의 점수, 지난 평가와의 비교 점수, 전세계 구글러들의 평균과의 비교까지 보고서 형태로 전달받습니다.
구글은 이 제도를 통해 하위 4분위 관리자들이 전체 평균 수준으로 개선되고 있다 밝힌 바 있습니다. 실제로 피드백 부분에서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았던 라즐로 복은, 설문 결과 공개 후 팔로워들에게 명확하고 의미 있는 피드백을 전달하기 위해 신경쓰게 되었고 다음 평가에서는 상위 수준의 점수를 받았다 밝히기도 했습니다.
관리자 평가를 위한 설문조사 문항
1~13번까지는 리커트 척도로 응답하게 되어 있고, 장점과 단점에 대한 두 문항은 주관식으로 응답하게 되어 있습니다.
- 저의 리더를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 저의 리더는 저의 경력 개발을 돕기 위해 Stretch Opportunities (수행중인 지식이나 기술 수준을 넘어서는 과제)를 할당합니다.
- 저의 리더는 팀의 명확한 목표를 전달합니다.
- 저의 리더는 정기적으로 실용적인 피드백을 제공합니다.
- 저의 리더는 저의 직무 수행에 필요한 자율성을 제공합니다 (즉, 다른 레벨에서 처리해야하는 세부 사항에 관여하여 "미시적으로 관리"하지는 않습니다).
- 저의 리더는 지속적으로 저를 사람으로 베려합니다.
- 저의 리더는 팀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선 순위에 집중하도록합니다.
- 저의 리더는 관리자 및 고위 간부로부터의 정보를 정기적으로 공유합니다.
- 저의 리더는 지난 6 개월 동안 저와 저의 경력 개발에 대해 의미있는 토론을 가졌습니다.
- 저의 리더는 저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필요한 기술 전문 지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예 : Tech, 영업, 판매, 재무 회계).
- 저의 리더는 (의견이 다르더라도) 제가 팀에 제시하는 관점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 저의 리더는 어려운 결정을 효과적으로 내립니다. (예 : 여러 팀이 관련된 결정, 경쟁 우선 순위).
- 저의 리더는 경계(예 : 팀, 조직) 전반에 걸쳐 효율적으로 협업합니다.
마지막 두 문항은 주관식입니다.
- 리더가 계속 해주었으면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 리더가 무엇을 바꾸면 좋겠습니까?
어떤 조사의 설문조사를 수행한다 하더라도, 설문의 목적을 명확히 하고 결과를 바탕으로 조직이 변화하는 프로세스가 정착되도록 해야 합니다. 구성원들이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경청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조직몰입이 인력관리의 핵심요소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인사업무를 하고 계신 여러분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참고 사이트
[1] Deloitte, Global human capital trends
[2] CIPD, Social media and employee voice: the current landscape
[3] Charlene Li, Why no one uses corporate social network?
[4] LG경제연구소